2013년 11월 26일 화요일

미국 회사엔 한국 사람이 없다

잡 인터뷰를 다니다 문득 든 생각인데 한국 사람들이 거의 없다.
중국 사람이나 인도 사람은 정말 깜짝 놀랠정도로 많다. 다른 전공은 모르겠다. 일단 산공과 경영과학 (Operations Research)쪽을 뽑는 회사들, 그 중에서 내가 온사이트 인터뷰를 가 본 회사들은 그렇다. 내가 가본 회사들이 지금까지 한국 사람들을 일부러 안뽑았을까? 아니면 한국인 박사들이 아카데미로 (교수가 되서, 아님 연구원으로) 다 가있는걸까?

교수 되는거 정말 힘들다. 본인이 뛰어나야 하는것은 기본이고 여러 가지가 맞아야 한다. 운도 따라야 하겠고. 그러나 인터뷰를 다니면서 느낀건데 미국에서 회사 가는것도 만만하지 않다. 많게는 수백명이 한두지리를 놓고 싸우는건데, 쉬울리가 없다. HR 에서 스크린 해서 영주권이나 시민권이 있는 사람들만 해당 부서로 넘기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어떤 이력서는 해당 부서에 도착 하지도 못하고 그냥 쓰레기 통으로 버려진다는 얘기다. 아니지. 요즘은 온라인으로 지원 하니까 그냥 삭제 되는거네.

박사과정에 있으면서는 미리 졸업한 선배들, 그리고 교수들이 정말 대단해 보였는데. 지금 졸업을 앞두고 미국 회사들에 잡 지원을 하다 보니 미국에서 잡 잡은 선배들이 대단해 보이네. 이렇게 좁은 문을 뚫고 들어갔다니. 내가 이 바늘 구멍을 뚫을 수 있을까?

강의 두번째 학기가 끝나간다

지난 학기에 처음 경제성 공학 수업을 가르치기 시작했고, 이번 학기가 두번째. 어제가 마지막 수업이었고, 이제 기말 시험만 남았다.

지난 학기에는 50분짜리 수업 준비 하는데 최소한 4시간 이상씩 들었던것 같은데, 이번 학기는 50분짜리 수업 준비 하는데 많아야 2시간이 안걸렸던것 같다. 일단 강의 자료도 있고, 지난 학기에 가르쳤던 과목이니 한결 수월했다.

같은 과목을 두번째 가르치면서 달라진 점이 강의 준비 시간만은 아니다.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지난 학기 보다 훨씬 신경을 덜 쓴것 같다. 졸업 논문 디펜스와 학회 그리고 졸업 후 진로 준비 등으로 바쁜 탓도 있었지만 티칭 하는데 열정이 좀 식었다는게 좀 더 솔직한 이유인것 같다.

수업을 좀 대충 준비 하고 수업을 들어가면 항상 시간이 남는다. 50분 수업인데 40분 정도 수업하고 끝낸적이 많았다. 지난 학기 였다면 중간 중간 질문 있냐고 학생들한테 물어보고 수업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분위기를 만들었을텐데, 딴짓을 하거나 잡담을 하거나 아니면 멍 하니 나를 바라보는 학생들을 보면 답답하고 귀찮은 기분에 그냥 넘어가곤 했던것 같다.

교사 한명 당 학생 비율이 교육의 질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 다시 한번 실감한다. 강의실에서 뒤에 앉아있는 학생들은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

시험이나 숙제를 채점을 할 때 되도록이면 후하게 점수를 주려고 했다. 안그러면 많은 학생들이 Fail 할 테니까. 이런 식으로 대충대충 점수 받고도 그냥저냥 졸업 하는 학생들이 대부분인것 같다. A&M 학부생들 학점이 부풀려져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사실인것 같다.


2013년 11월 17일 일요일

Medical + Operations Research (의학과 경영과학의 만남)

내가 구독하는 Punk Rock OR 블로그에 재미있는 글이 올라왔다. 의사 남편과 수학교수 부인이 신장 이식 문제를 같이 연구했는데 내용이 재밌다. 원문은 아래 링크에 가면 읽을 수 있다. 이 부부 관련된 짧은 동영상도 볼 수 있는데 간단히 요약해 본다.

http://punkrockor.wordpress.com/2013/11/15/husband-and-wife-team-matches-kidney-donors-to-patients-in-a-documentary/

신장 이식을 받아야 하는 환자가 한 사람 있다고 하자. 이 사람이 신장 이식을 받으려면 두가지 방법이 있다. 신장 이식 받기위한 사람들 리스트 맨 뒤에 등록되서 자기 차례를 가다리든지, 아니면 자기한테 이식 해 줄 사람을 찾으면 된다. 첫번째 방법의 문제점은 앞에 대기하고 있는 사람이 많을 경우 자기 차례가 오기 전에 환자가 사망할 수 있다. 두번째 방법이 좋긴 한데, 신장 기증자를 찾았다고 하더라도 기증자와 환자의 혈액형과 단백질이 호환이 되어야 이식이 가능하다. 호환이 안될 경우 해결책은 다른 호환 가능한 기증자-환자 쌍을 찾는것이다. 예를들어 기증자-환자 쌍 A-B, C-D 가 있다고 하자. A가 B 한테 신장을 기증하고 싶은데 혈액형이 안맞아서 이식이 안되고, C-D 도 같은 상황이다. 그런데 만일 A 신장을 D에게 이식 할 수 있고, C 신장을 B 에게 이식 하는것이 가능하다면 이런식으로 기증을 해서 두 사람 B,D 모두 살릴 수 있다. 이런식으로 최대한 많은 이식을 가능하게 하는 방법은 Graph Theory 의 Matching problem 으로 모델링 할 수 있다. Matching problem 은 Integer programming 으로 formulation 해서 풀 수 있다.

동영상 뒷부분에는 이 문제를 확장해서 같은 지역에 있는 사람들 끼리 matching 이 되도록 문제를 바꾸기도 한다. 의학과 경영과학의 만남. 재미있는 조합이다.

미국의 힘

미국에 온지 7년차다. 시골에서 태어나 자라고, 딱히 미국이라는 나라와 그 문화에 관심이 없었던 내가 미국에 와서도 계속 텍사스 시골에 살다 보니 미국의 다양한 면을 볼 기회가 좀처럼 없었다. 여행을 많이 다닌것도 아니고. 잡 인터뷰를 다니면서 새로운 미국을 조금 맛보게 되는듯 하다.

흔히들 미국을 초강대국이라고 이야기 한다. 나한테는 그렇게 와 닷지는 않았다. 잡 서치를 하다 보니 조금씩 강대국의 면모를 확인하게 되는듯 하다.

처음 들어보는 회사인데 알고보니 그 업계에서는 아주 유명한 회사들이 많았다. 몇개만 꼽자면 Sabre holdings, PROS holdings, BNSF, Waste Management등. 이 회사들은 최근에 생긴 회사들은 아니다. 이들 말고도 매년 혜성처럼 등장하는 벤쳐회사들이 많이 있다. 매 년 몇몇 잡지에서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회사 리스트를 만드는데 대부분의 회사들이 미국 회사들이고, 상당수의 벤쳐 회사들이 포함되어 있다. 가끔 중국과 인도 벤쳐 회사들도 눈에 띈다. 한국 회사는 찾아보기 힘들다. 나라가 작고 인구가 적어서인가? 물론 그 영향이 없다고 할 순 없지만 그것 보다는 다른 원인들이 있는것 같다.

내 생각엔 한국에서 혁신적인 회사, 현신적인 벤쳐 기업이 나오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척박한 기업 환경인듯 싶다. 재벌이 대부분의 산업을 장악하고 있고, 불공정 거래를 일삼으며, 돈이 되는 일에는 물 불 안가리고 뛰어드는 행태는 새로운 싹이 자라나지 못하게 한다. 한국에서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는 잘 몰랐는데, 미국 회사들과 비교를 하다 보니 이런 지적들이 정말 일리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