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9일 목요일

첫 티칭이 끝났다.

첫 티칭이 끝났다. 1월 중순에 첫 수업을 시작해서 4월 말까지 일주일에 두번씩 수업을 했다. 첫 수업 때 긴장해서 말도 잘 안나왔던게 엊그제 같은데 한번 두번 하다보니 어느새 기말 시험이 끝났다.

한시간 수업 준비를 위해서 보통 적게는 세네시간에서 많게는 여덟 아홉시간까지 걸린적도 있다. 내가 이해를 못하고 수업데 들어가면 학생들은 그걸 바로 알아 차릴 수 있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내 얼굴에 "나도 이거 확실히 모르겠다"고 쓰여 있었을 테니까. 확실히 모르면 긴장하는 내 성격을 알기에 더 철저히 준비 하려고 했고 다행이 한 학기 내내 수업을 하면서 학생의 질문에 답을 못하고 어정정하게 넘어간 적은 한번도 없었다.

수업을 준비 하면서 몇 시간씩 시간을 들이다 보면 "내가 지금 뭐하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 때도 많았다. 그냥 내 연구나 할껄 하고 말이다. 그러나 한 학기 티칭을 하면서 발표력은 많이 는것 같다. 예전처럼 많이 긴장 하지도 않는다. 그리고 또 한가지 보람되게 생각하는 것이 있다. 학생 중에 첫 시험 성적이 굉장히 안좋은 학생이 있었다. 멕시코에서 온 학생인듯 했는데 수줍음도 많아 보였고, 나랑 대화를 할 때도 내 눈을 똑바로 쳐다보지 못했다. 수업 시간에 매일 뒤에 앉았던 이 학생에게 앞에 앉도록 권했고 실제로 그 뒤부터 앞자리에 앉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서 이 학생의 성적이 몰라보게 좋아졌다. 첫 시험에 60점 정도를 받았었는데 두번 째 시험에는 80점 그리고 마지막 시험에는 100점을 받았다.

학생 수가 60명 가량 되었기 때문에 내가 학생들 한명 한명에게 일일이 신경을 쓸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이 일을 통해서 한가지 깨달은 점은 교사 한명 당 학생 수가 교육의 질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다. 이미 알고 있던 사실인데 티칭 경험을 통해서 이를 실감할 수 있었다. 왜 많은 학부모들이 비싼 학비를 내가면서 자식들을 사립 학교에 보내려고 하는지도 어렴풋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다음 학기에 같은 수업을 한번 더 가르치게 될 것 같다. 이번에 티칭 하면서 수업 자료를 다 만들어 놓았으니 다음 학기에는 티칭을 해도 이번 만큼 시간을 많이 들이지는 않아도 될 것 같다. 다음 학기에는 더 많은 학생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