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2월 23일 토요일

쉽게 눈이 피로해 지나요? 사위 일수 있습니다.

미국 유학생활 1년을 마치고 한국에 가서 시력을 쟀을 때 시력이 많이 나빠져서 안경점 아저씨가 뭘 했길래 시력이 1년 사이에 이렇게 많이 나빠졌는지 놀란 적이 있다. 5년전 일이지만. 매일 책 보고 하루에도 몇시간씩 컴퓨터를 썼으니 시력이 떨어진게 어쩌면 당연하기도 하다. 그 뒤로 몇 번 시력이 더 나빠지기도 했지만 2년 전부터 눈에 이상한 일이 생겼다. 시력의 문제가 아닌.

책이나 컴퓨터를 30-40분 보다 보면 눈이 피곤하고 뻐근하고 아파서 도저히 더는 일을 할 수가 없는것이다. 눈을 잠시 쉬었다 하려고 해도 쉽하리 다시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정말 이해할 수가 없었다.

지난 달에 한국에서 안과에 갔을 때 그 이유를 알게됐다. 안과 의사가 몇가지 테스트를 하더니 나한테 사위 라고 했다. 사시는 눈을 떴을 때도 눈의 촛점이 안맞는 것이고 사위는 눈을 떴을때는 정상처럼 보이는데 눈을 감거나 멍하게 있을 때 눈의 촛점이 정면이 아닌 안쪽이나 바깥쪽으로 움직이는 현상이다. 나 같은 경우는 멍하게 있을 때나 눈을 감고 있을 때 눈동자가 바깥쪽으로 약간 움직이는 외사위다. 사물을 보기 위해서는 억지로 힘을 줘서 눈동자를 안쪽으로 끌고와야 하니 눈동자를 움직이는 근육들이 항상 긴장되어 있어야 한다. 의사 말로는 젊었을 때는 근육이 건강하니까 못느끼다가 나이가 좀 들어서 눈 근육이 약해진거란다. 그리고 잘 자고 일어난 아침에는 괜찮다가 저녁이 되면 증상이 더 심해진단다. 처음에 이 사실을 알았을 때는 정말 충격이었다. 하지만 예전에 있었던 많은 일들을 떠올려 보면서 이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면서 나에게 프리즘 안경을 권해줬다. 눈에 힘을 덜 주고서도 촛점이 맞게끔 도와주는 안경이다. 책을 보거나 컴퓨터를 쓸 때만 프리즘 안경을 쓰고 있는데 확실히 눈이 덜 피곤하다. 아니 피곤해 지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더 길어진 것이다. 그래도 문제와 해결책을 찾았으니 참 다행이다. 혹시 눈이 쉽게 피로해져서 고생하고 있다면 안과에 한번 가보시라고 권하고 싶다.

또 한가지 언급하고 싶은것은 모든 안과에서 이렇게 정확한 진단을 해주는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그 전에도 많은 안과에 다녀봤지만 증상에 대한 설명만 듣고 단번에 이렇게 원인을 찾아낸 곳이 지금까지 여기 한군데 뿐이다. 약수역 이임선 안과. 약간 허름해 보이지만 의사 선생님 실력 만큼은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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