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월 21일 월요일

Teaching day1

타뮤(TAMU) 산공과 박사과정 학생은 원하면 졸업 하기 전에 학부생 수업을 가르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작년 겨울에 지도교수한테 티칭 해볼 생각 있냐는 메일을 받고 잠시 고민 하다가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아서 하기로 했다.
그래서 이번 학기에 경제성 공학(engineering economy) 과목을 가르치게 됐다. 수업은 일주일에 두번이고, 시간은 아침 8시 부터 50분간 진행된다. 학생은 총 57명. 나 빼고 같은 수업을 가르치는 박사과정 학생이 4명 더 있다. 
별로 어려운 수업은 아니다. 내가 10년전에 학부 때 수강했던 과목이고 성적도 잘 받았었다. 그래도 일단 가르치는 사람 입장이 되니 그냥 배우기 위해서 공부할 때 보다 훨씬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걸 알았다. 선배들이 이 과목 가르치면서 강의 준비 하는데 시간 많이 들어간다고 얘기 했던게 생각이 난다. 
그래도 다행이 예전에 선배들이 썼던 강의 자료들을 구할 수 있어서 수업을 준비 하는데 도움이 많이 된다. 기존 강의 자료를 바탕으로 내 나름대로 편집 해서 뺄건 빼고 추가할건 추가하고 해서 업데이트된 강의 자료를 만든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게 습관이 안되서 첫 수업에 아슬아슬하게 도착했다. 8시 수업인데 정각 8시에 도착했다. 수업 준비를 하는데 몇 분이 소비되었고 실제 수업은 8시 5분정도에 시작됐으니 지각했다는게 맞는 표현인것 같다. 
처음에 간단해 내 소개를 하고 학생들에게도 짧게 자기 소개를 하라고 시켰고, 그 와중에 나는 syllabus를 나눠줬다. 내가 앞에 서서 애기하고 가르치는 것이 어색하게 느껴 지듯이, 미국 학생들도 대중 앞에서 자기 소개를 하는데 쑥스러워 한다는걸 느꼈다. 역시 많은 사람들 앞에서 애기하는건 쉬운게 아니다. 갑자기 오바마 대통령이 존경스럽게 느껴졌다. 

syllabus 를 같이 훓어보고 수업을 시작 했는데, 무슨 애기를 해도 학생들이 아무 반응이 없었다. 질문이 있느냐고 물어도 대답이 없고, 이해 했느냐고 물어도 아무 반응이 없었다. 당황스러웠다. 그래도 아무렇지 않은척 하면서 그냥 다음 슬라이드로 넘어갔다. 학생들이 무반응은 일상적이었다. 가끔 맨 앞줄에 앉은 학생이 한두 번 간단한 질문을 한것 빼고는 말이다. 누군가 학생들을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만드는것이 가장 어렵다는 말을 했었던게 떠올랐다. 맞는 말이다. 

어떻게 50분이 지나갔는지 모르겠다. 다행이 준비해온 자료를 모두 끝내고 나자 정확히 8시 50분이었다. 드디어 첫 수업 시간이 무사히 지나간 것이다. 내일 모레 또 수업이 있다. 어서 준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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