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두번째 시간이다. 이번엔 첫번째 시간보다 조금 더 떨리는듯 했다. 애써 태연한척 하며 강의실에 들어섰다. 이미 많은 학생들이 자리에 앉아 있었다. 수업 시작 시간이 거의 다 됐는데 이상하게 컴퓨터 로그인이 안되는게 아닌가. 한참을 기다려도 계속 정지 화면만 보일뿐 아무 반응이 없었다. 안되겠다 싶어 전산실에 전화 했는데 아무도 전화를 받지않았다. 조금만 더 기다려 보자 했는데 다행이 몇분 후 로긴이 됐다. 그렇게 간신히 수업을 시작 했는데 왠걸 또 문제가 생겼다. 원래는 파워 포인트 스라이드에 직접 써가며 수업을 하려고 했는데 이상하게 슬라이드에 써지질 않는게 아닌가. 이것 저것 많이 해봤지만 마찬가지였다. 어쩔 수 없이 스크린을 올렸다 내렸다 해가며 수업을 해야했다. 다행이 화이트 보드를 쓸 수 있었다.
슬라이드를 몇 장 넘기다가 예제 문제가 나왔다. 그래서 화이트 보드에 문제를 풀어줬는데 왠걸 알고보니 내가 썼던 마커가 썼다 지웠다 하는 마커가 아니라 한번쓰면 안지워 지는 마커였던 것이다. 이미 화이트 보드의 거의 절반에 걸쳐서 문제를 푼 상황이라 이제부터는 나머지 절반의 보드에 썼다 지웠다 할 수 있는 다른 마커를 이용해서 문제를 풀어야 했다.
적잖이 당황하긴 했지만 다행이 큰 문제 없이 강의를 끝낼 수 있었다. 강의 시간에 좀 더 자연스럽게, 그리고 경직되지 않게 할수는 없을까? 내가 느끼기에도 강의 하려고 맨 앞에 서 있기만 해도 너무 몸이 뻣뻣해진다. 어떤 교수님들은 수업 할 때 아주 자연스럽게 농담도 해가며 학생들과 자연스럽게 대화하는데 난 언제 그런 경지에 이를 수 있을까? 사람들 앞에 서는것을 내가 좀 더 편안하게 늘낄 수 있다면 좀 더 부드러운 강의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언제쯤 그런 날이 올까? 그래도 처음 수업 하는것 치고는 잘 하고 있다고 스스로를 위로 해가며 앞으로 남은 강의들은 지금 까지 했던 것 보다 더 잘 하리라 다짐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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